“국내 모바일 산업이 찰나와 같다고 하면 좀 과장되겠지만,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서기 보단 상황을 지켜가며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만난 통신업계 한 임원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한 지 1년이 흘렀다. 소비자들은 무엇을 구입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으로 무장한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미디어는 각사 제품을 비교하며 구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펭귄효과’라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은 골랐으되, 살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 다른 사람이 그 물건을 구입하면, 서둘러 자신의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는다.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지 않을 때 누군가를 내세워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펭귄효과다. 눈치를 보다가 그때서야 무리지어 움직이는 소비를 겨냥한 셈이다.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바다로 나간 암컷 펭귄은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하지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누군가가 먼저 물에 뛰어들면 동시에 차가운 물속을 헤쳐 가며 수컷과 아기를 위해 뱃속에 식량을 채우는 상황과 닮은꼴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물속에 뛰어든 펭귄은 바다사자에게 희생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제품을 먼저 내놓고 실패하면 오히려 안 내놓느니 못합니다. 경쟁사 제품이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이 어떤가를 먼저 살펴보는 것도 경영전략입니다.” 제조사 임원의 덧붙임이다. 혼란의 시기에는 먼저 뛰어드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것은 희생이 아니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을 떠나 있을 때 넥스트큐브를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아이폰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둘을 잃더라도 열을 얻기 위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필요한 시기다. 경영의 원칙과 철학은 지키되 변해야 한다. 마치 밥을 지어 먹기 위한 도구가 무쇠솥에서 전기밥솥, 압력밥솥, 전기압력밥솥으로 변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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